W. scena

너를 내게 되돌려줄 100시간

[ —다음 뉴스입니다. 연합 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의 생산공장을 올해 안으로 2배이상 늘릴것이며 감염자에 대한 수용시설 또한 확충할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 치료제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으며…..]

좀비 사태가 발발한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4시간 안에 감염된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이대로 멸망되는 듯 했으나,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인류는 이를 희망이라 불렀습니다.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활성화 상태로 몸 안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들 또한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당신이 고개를 돌리면 불이 켜진 유리창 너머에는 kpc가 서 있습니다. 헤어진 후 처음 보는 kpc는 당신이 기억하던 kpc 이던가요? 그는 바이러스의 감염자, 좀비잖아요.

과연 100시간 후, kpc는 바이러스에서 완치되어 좀비에서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GM
유자
PC
루이사 B. 하니엘 & 샤프론 A. 쥬빌레
2020-04-10
*
2020. 04. 09
w. Scena
너를 내게 되돌려줄 100시간
*
… …
[ —다음 뉴스입니다. ]
[ 연합 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의 생산공장을 올해 안으로 2배이상 늘릴것이며 감염자에 대한 수용시설 또한 확충할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
[ 하지만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 치료제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으며…..]
어제자 재방송인 뉴스 화면입니다.
정오를 살짝 넘긴 시간, 병동 앞 대기실은 tv화면의 뉴스 소리나 간간히 들리는 대화 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합니다.
좀비 사태가 발발한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4시간 안에 감염된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이대로 멸망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좀비 사태 이후 25개월이 지난 후인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학자들에 의한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인류는 이를 희망이자 구원이라 불렀습니다.
물론 치료제의 공식이 적힌 낡은 노트를 작성한 사람이 샤프론이고 그것을 가져온 사람이 당신이라는 것은 아주 소수의 정부 관계자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요.
당신은 가방에서 몇 일 전에 당신 앞으로 온 편지를 꺼내 펼칩니다.
몇번이고 반복해 읽어 내용을 거의 다 외워버린 편지는 구겨져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루이사 님. ]
[ 샤프론씨의 치료 날짜가 결정되었습니다. ]
[ 치료제 투여는 11월 13일 오후 1시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
[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Pi1225-SAJ 는 투여 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순차적 단계로 그 효과가 나타납니다. ]
[ 1단계. 치료제 투여 전, 바이러스에 완전히 감염된 상태로, 흔하게 우리가 ‘좀비’라고 부르는 단계입니다. ]
[ 2단계. 치료제 투여 24시간 후. 활력징후(체온, 맥박, 호흡, 혈압) 이 정상에 가까워지며 공격성이 줄어듭니다. ]
[ 하지만 아직까진 인간보다는 좀비에 가까운 상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
[ 3단계. 치료제 투여 48시간 후. 흔히 말해 이성이 돌아와, 이 단계부터 환자와 의사소통, 즉 대화가 가능합니다. ]
[ 하지만 환자들의 대부분이 드문드문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는데 약의 부작용인지, 바이러스의 부작용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 4단계. 치료제 투여 72시간 후. 몸 안의 바이러스가 대부분 사멸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일부 바이러스들은 불활성화 상태로 존재하는 ‘보균자’ 상태입니다. ]
[ 완치자와 다르게 좀비 바이러스 감염의 최종 단계를 나타내는 ‘시력’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
[ 5단계. 완치 단계로 바이러스가 몸 속에서 완전히 사멸되어 1달 안으로 시력이 돌아오게 됩니다. 몇가지 검사를 추가로 받은 후 격리시설에서 퇴원할 수 있습니다. ]
[ 앞서 알려드린 대로 샤프론씨는 현재 아리마테아 병원의 수용시설에 격리되어있으며 치료제 투여 후 3단계 부터 면회가 가능합니다. ]
[ 하지만 루이사님이 인류의 재건에 지대한 공헌을 해주신 것을 감안한 바, 동봉한 확인서와 함께 11월 14일에 수용시설을 방문하시면 자세한 치료절차를 안내해드립니다. ]
[ 샤프론 씨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 2025년 11월 5일, 연합정부 바이러스 관리팀 올림 ]
치료제가 완성된 후인 이듬해 1월, 연합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전면적으로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갖기도 잠시, 사람들은 또 한번의 절망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활성화 상태로 몸 안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들 또한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 같은 것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학자들은 치료제를 조금씩 바꿔나가며 계속해서 실험을 거듭했지만 불특정 다수에 대해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또 하나의 난관이 있었습니다.
만들어져야 하는 치료제의 양에 비해 공장과 자원은 부족했습니다.
또한 치료제를 투여한다고 무작정 감염자들이 인간으로 돌아온 것도 아니니,
결국 정부는 그들을 수용소에 모은 후 생존자들에 의해 신원이 확인된 이들에게 순차적으로 치료제를 투여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연합정부는 당신의 말에 따라 노트의 작성자인 샤프론을 찾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알다시피 정부는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많으니까요.
멸망 이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한 세계는 평화로웠던 시절보다 모든 것이 몇배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당신 역시 생존자의 일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정부는 수용소의 좀비들 중 샤프론을 찾았고,
몇달을 기다려야하는 다른 감염자들과 다르게 샤프론에게는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치료제의 투여가 결정된 것입니다.
이 곳 아리마테아 병원은 당신이 사는 곳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안전지대 외곽에 위치한 병원입니다.
좀비 사태 이후 폐병원이 된 곳을 건물 통째로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위한 시설로 쓰고 있으니..
역시 병원보단 수용소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어쩔 수 없지.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기껏 잠잠해진 사태를 더 키울 수도 있고... 아무튼 오늘 며칠이지?)(달력확인해본다.)
오늘은 11월 14일 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지금 가보면 되겠네.)(옷을 챙겨입고 나가본다.)
집을 나선 당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리마테아 병원에 도착 합니다.
샤프론은 이곳의 7층에 있다고 합니다.
감염자들이 입원하고 생활하는 병동은 외부의 출입이 차단 된 폐쇄병동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확인서가져왔으니 되겠지.)(들어가본다.)
편지와 함께 확인서를 카운터에 제출하면, 오늘 낮 중으로는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병동 앞 면회실에선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저 안에 있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긴 긴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음...)(알겠다고 고개 끄덕이고 기다려본다.)
[ 11월 14일 오후 12시 50분 ]
정오를 넘기고 오후 1시에 가까워질 때, 당신은 비로소 직원이 당신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을 듣습니다.
“루이사 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루이사 B. 하니엘:(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일어나서 가본다.)
직원은 복도의 문을 열어줍니다.
루이사 B. 하니엘:(들어가본다.)
짧은 복도를 지나, 당신은 굳게 닫힌 철문 앞에 도착합니다.
직원이 카드를 찍자 문이 열리며 병동의 모습이 보이네요.
중앙 스테이션을 주위를 둘러싸는 병실들과 처치실, 면회실, 심지어 협소하지만 ‘환자들’을 위한 휴게공간…
겉보기에 이곳은 평범한 병동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생각한 것보다 나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한데. 혹시모르지. 두리번거려본다.)
직원은 당신을 한 진료실로 안내합니다.
유자 (GM):desc 진료실은 한쪽 벽 가운데 널찍한 유리창이 있는 것만 빼면 평범합니다.
진료실은 한쪽 벽 가운데 널찍한 유리창이 있는 것만 빼면 평범합니다.
루이사 B. 하니엘:(유리창?)(들어가본다.)
<지능> 판정
루이사 B. 하니엘: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특수유리로 만들어 진 듯한 창을 통해 반대편 방을 볼 목적으로 설치된듯 합니다.
반대쪽 방은 지금 불이 꺼져 있습니다.
진료실에는 의자가 2개 놓여져 있으며, 이미 담당 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반대쪽방은 병실인가)(의자에 앉는다.)
당신이 자리에 앉자 손에 든 차트를 확인한 의사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레나 리센:안녕하세요. 저는 72병동 담당의사 레나 리센 입니다.
샤프론의 보호자, 맞으시죠? 이미dna나 지문 등으로 본인 확인을 거쳤지만… 잠깐 확인을 하겠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네, 맞습니다.
(무슨 확인을 하려는거지.)
그렇게 말한 그는 책상 옆에있는 리모콘의 한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얼마 후,
… …
쾅!!!!!
소리가 들린 쪽은 유리창이 있는 방향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 (고개를 돌려본다.)
불이 켜진 유리창 너머에는 샤프론이 서 있습니다.
헤어진 후 처음 보는 샤프론은 당신이 기억하던 샤프론 이던가요?
문 너머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들리고, 창과 맟닿은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뭉개집니다.
루이사 B. 하니엘:...? 샤프론 상태가 왜 저럽니까?
당신을 알아본걸까요, 아니면 그저 빛에 반응한걸까요.
보라색 눈동자의 동공은 희게 번뜩입니다.
의사는 잠시 입을 다물다, 이내 말을 덧붙입니다.
레나 리센:아직 치료 단계가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아무튼, 샤프론이 맞나요?
루이사 B. 하니엘:...네. (이걸 확인 작업이랍시고 한다고?)
그는 당신의 대답을 듣고 차트에 무언가를 적고, 다시금 버튼을 누릅니다.
불이 꺼지자,
샤프론이 어둠속으로 삼켜지고, 새카만 유리창엔 당신의 표정이 반사됩니다.
루이사 B. 하니엘:...
레나 리센:보시다시피 지금 상태에선 면회가 불가능합니다. 면회가 허용되는 건 3단계 부터 입니다.
이미 편지에 동봉된 안내자료를 보셨겠지만... 다시한번 설명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루이사 B. 하니엘:(감염자라고 막 대하는건가.) 네, 하세요.
레나 리센:아시다시피 치료제는 어제 오후 1시에 투여된 상태입니다.
샤프론은 현재 2단계의 상태이고요.
치료제를 처음 투여받은 환자, 그러니까 좀비는 100시간동안 1단계부터 4단계를 거치며 서서히 인간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100시간 후 5단계가 되어 완치판정을 받을 경우 퇴원이 가능합니다
첫 치료 시 완치율은 대략 30%정도이고, 4단계에서 5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면 이곳 병원에 격리된 채 추가적인 치료를 받게 됩니다.
완치된 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좀비일때는 의식도 기억도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레나 리센:치료제가 투여되며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죠.
현재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지만 학자들은 바이러스 감염 후 좀비가 될 때 파이로젠 바이러스가 뇌에 침입한 결과로 기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물 부작용인지, 바이러스 때문인지 아직 모르지만 3,4단계의 환자들이... 이따끔 액팅 아웃,
그러니까...발작을 하며 공격성을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안정제를 투여한 후 독방에 얼마동안 격리하는데 그러면 수 시간 후에 괜찮아지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드릴 설명은 여기까지 입니다.
레나 리센:질문이 있으십니까? 최대한 대답해드리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대기 인원이 많아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알고는 있었지만 확률이 너무 낮은데. 부작용도 심하고... 전문가들은 뭐하는거지. 그리고 감염자일 때는 기억이 없으니 지금 막대하는건가. 마음에 안드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그럼 내일은 면회 가능합니까?
레나 리센:내일도 면회가 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1시 까지 병원으로 찾아오심 될 것 같네요.
루이사 B. 하니엘:예, 알겠습니다. 더 궁금한건 없는 것 같네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면회도 못한다는데 오래 있을 필요없겠지. 자리에서 일어선다.)
입구에 서있던 직원은, 당신을 출구로 안내합니다.
루이사 B. 하니엘:(안내를 따라 밖으로 나선다.)
그가 입구 옆에 출입 카드를 찍자 병동의 자동문이 열리고,
당신을 앞서 밖으로 나간 요원이 다음 차례의 대기자를 호명하는 바로 그 순간,
“거기 비켜!!!!!!”
루이사 B. 하니엘:...?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당신의 뒤에서 달려온 누군가가 당신을 밀치고 문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루이사 B. 하니엘:아, (조금 밀쳐져서 뛰어가는 사람 본다. 뭐야?)
“보균자가 탈출했다!!”
“72병동 환자 탈출, 지원 바란다!!”
당신을 밀치고 병동을 뛰쳐나간 건 환자복을 입은 ‘보균자’ 입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지 비틀거리면서도 날쌘 걸음으로 복도를 달리는 그를 피해 복도의 대기자들이 홍해처럼 갈라집니다.
루이사 B. 하니엘:(저게 왜 나와있어?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거야.)(눈 깜빡,)
하지만 그는 이내 지원 요청을 듣고 반대쪽 복도에서 나타난 보안요원의 손에 붙잡히고,
곧이어 병동에서 달려온 다른 직원들에 의해 사지에 억제대가 채워집니다.
이 모든 과정이 5분도 안 되는 찰나에 이루어지고,
짧은 탈출이 끝난 그는 장정들의 손에 들려 병동 안으로 짐짝처럼 운반됩니다.
“나가게 해줘, 나는 인간이야, 갇히기 싫어, 나가게 해줘…”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는 무거운 철문 뒤로 사라지고, 복도엔 무거운 적막이 감돕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직원은 다음 차례의 보호자를 호명하고, 남은 대기자들은 다시금 순서를 기다립니다.
루이사 B. 하니엘:(갇히기 싫은건 알지만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나와서 그 병을 또 퍼트릴 순 없으니.)
(병원 밖으로 나간다.)
아무튼, 마땅한 일정도 없으니 이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집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의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 껴 있습니다.
사방은 상당히 어둡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영 별로네요.
루이사 B. 하니엘:(비오려나, 서둘러서 가야겠네.)
[ 11월 14일 오후 5시 40분 ]
돌아온 집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하루 종일 날이 흐린 탓에 불을 키지 않은 널찍한 거실은 어둑합니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집은 연합정부가 생존자들에게 제공한 안전지대 안의 아파트,
그 중에서도 제일 넓고 좋은 축에 드는 곳입니다.
4인 이상 가족들에게 주어지는 넓은 아파트에서 당신은 혼자 살고 있는 것이나, 매달 나오는 지원금 같은 것…
멸망 이후의 이 과도기에 당신은 부족한 것이 없게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야 노트를 완성한 것은 샤프론이지만 노트를 가져온 것은 당신이니까요.
루이사 B. 하니엘:(샤프론이 회복만하면 걔도 이거보다 더 좋은걸로 보상받으려나.)(불을 켠다.)
불을 켜자, 집안에는 정돈되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일이 바빠, 정신이 팔려 있느라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었죠.
100시간이 지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72시간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마땅한 일정이 없으니, 적당히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일찍 쉬어도 문제 없죠.
루이사 B. 하니엘:(그러고보니 이번에도 100시간이네. 우연인가. ...집안일 하고 씻고 책 좀 읽다가 자야겠다.)
소파 위에는 켜켜히 쌓인 겉옷들이 몇 개 있고, 탁자 에는 다 마신 컵들이 놓여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겉옷들 정리해서 세탁기 돌리고, 마신 컵들 들고와서 설거지한다. 그리고 청소 슥슥)
<손재주> 판정
루이사 B. 하니엘: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옷들을 차곡차곡 개서 걸고, 컵들을 치우고 닦아내니 너저분하던 거실이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해졌습니다.
완벽해요!
루이사 B. 하니엘:(슥 둘러보고 씻고 나와서 저녁먹는다.)
뽀송뽀송해진 루이사. 저녁도 알차게 냠냠 챙겨 먹습니다.
완벽해요!
루이사 B. 하니엘:(만족)(설거지하고 양치질하고 책읽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든다.)
당신은 평소와 다름이 없이, 평범한 일정을 보내다 잠이 듭니다.
언젠가 샤프론과 함께 이스트베일의 마을에서도 침대를 찾았었죠.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잠시 잠을 청한 그 곳의 낡은 침대 위에서 그 때 우리가 무슨 대화를 했었는지,
샤프론은 나를 어떤 표정으로 바라보았는지…
함께한 시간을 되짚어보면 생생하게 기억나는 순간들도 있지 꽤나 옅어진 기억들도 많네요.
내일 샤프론을 만난다면 기억이 돌아오는건 당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잠에 듭니다.
… …
[ 11월 15일 오후 1시 ]
다음 날 당신은 시간에 맞춰 병동으로 도착하였습니다.
어제와 같은 직원이 오늘은 당신을 사무실이 아닌, 샤프론이 있다는 병실로 안내합니다.
“면회시간은 오후 다섯시 까지입니다.”
작은 병실 안은 낮인데도 커튼을 쳐 놓아 어둑합니다.
루이사 B. 하니엘:(빛때문에 공격할까봐 그런건가...)(샤프론을 찾아본다.)
유일한 광원인 정면의 tv에선 대기실에서 나오던 것과 같은 뉴스가 틀어져 있고,
작은 화장실과 냉장고, 벽에 붙은 서랍장,
그리고 방 안을 제일 크게 차지하는 침대에 앉아 있는 샤프론.
그는 멍한 표정으로 tv화면을 바라보다 정확히 당신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루이사 B. 하니엘:..샤프론. (너에게로 다가간다. 말은 못한다고 했었나.)
샤프론 A. 쥬빌레:루이사? (눈을 깜빡이다가, 덮고 있던 이불을 끌어당겼다.)
루이사 B. 하니엘:...? (말 할 수 있네. 그런데 호칭이...) ..괜찮아?
헤어진 후 이렇게 만나는 것은 몇년 만인가요.
가까이서 본 샤프론은 당신이 기억하던 마지막 모습보다 훨씬 마르고 수척한 모습입니다.
좀비로 변하고 난 후 생긴 상처일지, 몸 군데군데와 이마에는 커다란 반창고가 붙여져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이마는 어제 부딪혀서 생긴 상처인가.) 이마, 안아파?
샤프론 A. 쥬빌레:아파요. (다시 쭈뼛쭈뼛 이불을 끌어당겼다.) 근데 누구에요? 내 가족인가요? 아님 친척?
루이사 B. 하니엘:(네 말에 잠시 멈칫하다가 덤덤하게 바라본다. 기억을 잃는다더니 통째로 사라진건가.) 음, 내 이름 알고 있길래 조금만 기억이 사라진줄 알았더니 다 없어졌나보네. (그러게 무슨 사이라고 해야할까.) 음, 학교 동창. 친구..라고 하면 되려나.
샤프론 A. 쥬빌레:아, 이름은 여기 있던 의사 선생님이 말해줬어요. 네 이름이 맞았구나. (동창, 이라는 말에 표정이 서서히 밝아졌다.) 그러고 보니, 나, 어제 너를 본 것 같아요.
루이사 B. 하니엘:아, 그래서 알았군. (고개를 끄덕이고,) 응, 본거 맞아. 어제 왔었거든. 면회는 못했지만. 그래서 기억이 안나는건 어느정도 기억이 안나는거야? 네 이름이나 가족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샤프론 A. 쥬빌레:밝은 빛은 그때 처음 봤어요. 그래서 거기로 갔는데, 뭔가로 막혀 있어서 자세히는 못 봤어. (살짝 시무룩해진다.) 내 이름은 샤프론이래요. 그런데 가족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답니다. 내가 어디에 살았는지도 모르겠어요. (멋쩍은 듯이 헤헤, 웃어버린다.)
루이사 B. 하니엘:응, 유리로 막혀있었거든. 이마 그때 부딪혀서 다친거일걸. (너를 가만히 바라본다. 전부 기억이 안나는건가.) 괜찮아. 다들 그렇댔어. 그러니 내가 아는대로 가르쳐줄테니까. 아, 네 가족에 대해서는 나도 자세히 아는건 아니라 그건 못알려주겠지만. 그외에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
샤프론 A. 쥬빌레:(이마 만지작,) 그건 다행이네. 나만 기억이 이상한 것이 아닐까, 조금 걱정했답니다. (방금까지 꼭 안고 있던 인형을 네게 넘겨주고는 조잘거리기 시작한다.) 난 뭘 좋아했나요? 잘하는 것도 있었어? 가족들이랑 사이는 좋았나요?
루이사 B. 하니엘:(자신에게 건네주는 인형을 얼떨떨한 얼굴로 받고,) 음... 하나씩 물어봐. 일단 넌 하얀 장미랑 먹는거랑, 고양이... 키웠으니 좋아했겠지. 잘하는거... 넌 노래를 잘 불렀어. 오페라 가수였거든. 그리고 먹는 것도 안가리고 잘 먹었고. 음, 가족들이랑은 사이 좋았을걸. 네가 가족들을 엄청 좋아했거든.
샤프론 A. 쥬빌레:(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는 중.) 고양이, 그거 귀엽잖아요. 이왕이면 털이 복슬복슬한 종류가 귀엽답니다. .. 아, 혹시 회색 고양이를 키웠나요? (조금 가물가물했는지 눈가를 찌푸렸다가,) 뭐든 잘 먹는 게 좋죠. 그래야 약도 잘 먹을 수 있다고 그랬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내 가족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도 알고 있나요?
루이사 B. 하니엘:맞아. 회색에 털 긴 고양이. 종이 노르웨이 숲이었나. (고개를 끄덕이고,) 그래? 그건 다행이네. 약 안먹겠다고 하거나 병원 밥 맛없다고 안먹는다고 할 줄 알았는데. (나 밥안먹어 하는 샤프론 떠올림) 음, 그건 나도 몰라. 마지막에 너랑 나랑 단 둘이서 다녔거든. 가족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돼. 내가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는건... 네가 평소에 어땠는지, 정도.
샤프론 A. 쥬빌레:안 먹으면 의사선생님이 혼내요. 밥을 먹고, 약도 먹고, 검사도 매일매일 받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여기 병실, 원래는 6명이서 한 방을 쓴다고 하는데, 나는 여기를 혼자 써도 괜찮다고 했어요. 내가 예쁨받고 있나 봐요. (작게 소곤소곤 거렸다.) .. 음, 그건 아쉽다. 그럼 난 좋은 사람이었나요, 아님 나쁜 사람이었나요?
루이사 B. 하니엘:음, 혼내겠지. 어서 나아야 나갈 수 있으니까. (네가 소곤거리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대접을 이상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보네. 그건 다행인가.) 잘됐네. 그럼 불편한건 없는건가. (그러다 네 질문에 잠시 눈을 굴리고,) 음,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 좋은 사람 쪽에 가깝다고 해야겠네. 넌 네가 아끼는 사람한테는 정말 잘해주려고 했거든. 너무 퍼다주는건 좀 그랬지만. (그래서 지금 이 꼴이 난걸 넌 모르겠지.)
샤프론 A. 쥬빌레:얼마 전에는 엄청 불편했어요.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있었고, 주사를 놓은 다음에 계속 가둬놓기만 했거든요. 그런데 이젠 여기에서 지내도 된다고 했어요. 그것도 받았어. (인형 손꾸락질.) 아, 정말요? 그 사람한테 이쁨 받고 싶었나보다. 그러니까 막 퍼다주려고 하겠죠. 아님 그만큼 관심이 엄청나게많다던가.
루이사 B. 하니엘:그랬어? 다음부터도 그렇게 대하면 말해. (2단계까지의 환자는 그냥 그렇게 넣어두는건가. 무책임하군. 3단계부터 그렇게 안대하는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한숨을 쉰다. 그리고 네가 준 인형을 보고,) 그래, 좋겠네. 너 인형도 아마 좋아했을걸. (네 말에 눈을 깜빡인다. 그런 이유였나. 그런 이유는 아직 어린아이 발상인 것 같은데.) 음, 넌 그냥 아끼니까 그렇게 대한다고만 들어서. 나중에 기억찾으면 진짜 그래서 그런건지 이야기해줘. (진짜면 뭐라고 하게.)
샤프론 A. 쥬빌레:주사도 아파요, 여기 의사 선생님들 다 이상해요. 나중에 네가 혼내주셔요. (이불을 슬쩍 내리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포곤포곤.) 난 귀여운 인형이 좋답니다. 다람쥐도 좋고, 고양이도 좋고... ... 뜬금 없는데, 고양이 닮았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나요? (빤히 바라본다.) 일단 알았어요, 나중에 기억이 돌아오면 한 번 말해줄게요. (별 이유는 없겠지, 뭐.)
루이사 B. 하니엘:(눈 깜빡) 의사들이 어디가 이상한데? (혹시 때리나? 아니면 이상한 짓 하나? 하는 생각에 살짝 굳은 얼굴로 바라본다. 그러나 네 말에 고개를 기울인다. 얘는 기억없어도 저 소리네. 사람은 안변했다, 이건가.) 음, 네가 자주 그랬지. 난 이해못했지만. (어깨 으쓱,) 그래. 필요한건 없고?
샤프론 A. 쥬빌레:환자를 너무 막 다루는 것 같답니다. 너무 배려 없이 팔도 덥석덥석 잡아요. (그래서 여기여기가 아팠어요, 라면서 혼자서 잔뜩 칭얼거린다.) 고양이 닮았어요. 고양이.. 음.. 아니다, 다람쥐도 닮았다. (네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필요한 것은 딱히 없는데, 병원밥이 맛이 없어요. 간식 먹고 싶어요. (당당하게 요구해본다)
루이사 B. 하니엘:역시, 그럴줄 알았다. (한숨쉬고) 일단 말은 해볼게. 안바뀌어도 어쩔 수 없어. 당분간은 참아. 너 다 나으면 나갈 수 있으니까. (완치된다면,의 이야기지만... 뒷말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고 삼켰다.)(진짜 그대로군...) 몇번을 들어도 그건 이해안되네... 대체 어디가? (고개 기울,) 음, 간식먹어도 되나? 물어보고 된다고 하면 다음 면회 때 들고올게.
샤프론 A. 쥬빌레:여긴 내가 칭얼거려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어요. 빨리 나가고 싶답니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해요. 자유 시간을 주면 뭐해, Tv밖에 못 보는데. (침대 위에서 발을 퐁퐁, 움직였다.) 눈이 귀여운 고양이 같아요. 앗, 그러고 보니까 나보다 피부도 하얀 것 같아. (조잘조잘,) 진짜죠? 그럼 면회도 꼭 와야 해요. 나 심심하단 말이야.
루이사 B. 하니엘:그래? 그럼 책이라도 가져다 줄까. (집에 얘가 읽을만한 책이 있었나. 아무거나 가져다주면 다 읽겠지.) 그런 말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 (음, 아닌가. 다른 애들도 이야기했었나. 말하다가 잠시 멈추고 고민했다가,) 아무튼, 그래. 피부는 네가 더 하얗지 않나? (네 손을 바라봤다가 제 손을 바라보고,) 그래, 너 퇴원할 때까지 계속 올테니까.
샤프론 A. 쥬빌레:난 책도 좋아요. 앗, 그러고 보니까 너도 책을 좋아 했었나요? (... 아니었나?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아냐 아냐, 당신 눈매는 정말 고양이랑 똑같답니다. 살짝 도도한 것도 정말이지 똑같아요. (네 손을 덥석 잡았다.) 정말이지? 계속 와줘야 해요. 안 오면 섭섭할지도 모른답니다. (그러다 무언가가 또 생각났는지 조그맣게 덧붙였다.) 앗, 그거 들었어요? 어제 옆 병실에 있던 환자가 탈출했다가 5분 만에 잡혔다는 소문이 있어요.
루이사 B. 하니엘:응, 나도 좋아하지. 뭔가 기억이 나나? (널 바라보고,) 그러냐... 뭐, 네 마음대로 생각해라. (한숨을 쉬고 뒷목을 매만진다. 그리고 네가 제 손을 잡자 그걸 내려다보았다가 다시 널 향해 시선을 돌리며) 응, 올게. 그러니까 걱정말고. (덧붙여진 말에,) 아, 그거 소문아니고 진짜야. 내가 직접 봤거든.
샤프론 A. 쥬빌레:네가 책을 좋아했었고.. 예전에는 머리가 길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그것 말고는 아직 모르겠어. 아니면 어쩔 수 없거든요. (반응이 귀여워서 배시시 웃으며, 손을 만지작 거렸다.) 그거, 진짜였나요? 난 겁주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이런 곳에서 도망을 어떻게 쳐요, 잡혔다가 혼만 잔뜩 날 텐데. (아, 그 사람도 갑갑해서 그랬나?)
루이사 B. 하니엘:(머리가 길었다면 7학년 때 즈음인가.) 응, 맞아. 예전에는 머리가 길었거든. 책 좋아하는 것도 옛날부터 그랬고. 예전 기억부터 돌아오나보네. (아예 안나는건 아니니 나은건가.) 그러게. 뭐... 여기 있기가 그렇게 싫었나보지. 너도 나가고 싶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오자마자 웬만하면 붙잡힐 것 같으니까, 넌 그냥 다 나을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책이랑 간식은... 물어보고 가져다줄게.
샤프론 A. 쥬빌레:맞구나, 그냥 갑자기 뜬금없이 생각난 거라서 물어봤어요. (눈동자를 데로록, 굴리더니) 응, 나가고 싶어요. 거기다 바다 구경도 해보고 싶어요. 거긴 꼭 가보고 싶답니다. (손 꼼질,) 사실 도망 가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다 들켜버렸답니다. 여기에 cctv가 있는 것 같아요. ... 아무튼 얌전히 있을게요. 나, 기다리는 것은 되게 잘해요.
루이사 B. 하니엘:(고개 끄덕)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나보네. (잠시 멈칫하고,) 응, 가야지. 같이 바다가기로 약속했었어, 학교 다닐 때 같은 기숙사를 쓰던 애들이랑. (걔네들 소식은 모르겠지만...) 도망가려고 했었어? (뜻밖의 말에 눈을 깜빡이며 널 바라보다가,) cctv? (병실 안을 살펴본다.)
샤프론 A. 쥬빌레:앗, 같이 기숙사를 쓰던 애들도 있었나요? 그 사람들도 궁금하답니다. 어떤 사람일지 한 번 보고 싶어요. (끄덕끄덕.) 그렇다고 아예 밖으로 도망가려고 한 것은 아니고, 간단하게 산책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진짜야. (소곤소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이사 B. 하니엘: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앗, 눈에 대왕 먼지가...!
너무너무 따갑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눈 비빔...)
특별할게 없는 방이네요. 상당히 넒은 방입니다.
샤프론 A. 쥬빌레:(잘 안 보여서 멀뚱멀뚱 거리는 중)
루이사 B. 하니엘:(나도 안보인다...)(눈 비비적...)
응, 그라시아랑 키르니, 신시아, 이제키엘. 너랑 나까지 해서 여섯명이서 지냈었어. 기회가 되면 볼 수 있겠지. 일단 네가 다 낫고 난 후겠지만. (덤덤한 어조로,) 글쎄... 거짓말 아냐? 도망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샤프론 A. 쥬빌레:알았어, 내가 빨리 나아볼게요. 난 주사도 정말 잘 맞는답니다. (고개 도리도리,) 아냐야. 어차피 난 앞이 잘 보이지도 않아서 건물 밖으로 나가는 방법도 몰라요.
루이사 B. 하니엘:그래. 그렇다면 금방 낫겠지. (이제 한 몇시간 쯤 남았더라... ) ? 앞도 잘 안보인다면서 산책은 왜 가려고 했는데?
샤프론 A. 쥬빌레:그럼 방 안에서 먼지만 야금야금 먹는 것은 답답하잖아요. 잘 보이지도 않는 Tv나 보는 것도 재미 없어요. ... (잠시 심통이 났는지, 인형을 다시 가져가버린다.) ... 몰라, 루이사는 바보인가요? (인형을 꼭 끌어안고 있다가, 작게 콜록거린다)
루이사 B. 하니엘:어차피 눈도 안보이는데 나가서 고생하는거보다 그냥 앉아있는게 낫지 않나? 아, 그러고보니 책을 가져다줘도 못읽겠네. (동화책 같은걸 구해줘야하나. 그러다 인형뺏기고 널 바라본다. 바보란 소리도 빠짐없이 하는군. 그러다 기침하는걸보고,) 왜그래, 어디 아파?
샤프론 A. 쥬빌레:앗... ... 책... 그거 읽고 싶었는데.. 안경이라도 써야 하나..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침대에 웅크린다.)
루이사 B. 하니엘:안경써도 거의 안보일걸. (그러다 네가 웅크리는걸 보고,) 아니, 안괜찮은 것 같은데. (의사를 불러본다.)
샤프론의 호흡이 조금씩 가빠지더니, 이내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샤프론 A. 쥬빌레:아, 기억났다.
나, 기억났어요, 나 기억 났어요, 루루
루이사 B. 하니엘:(익숙한 호칭에 멈칫하고,) ...뭐가? 정확히 뭐가 기억이 났는데?
샤프론 A. 쥬빌레:내가, 나는 괴물이래. (아예 침대에 머리를 푹 박은채 덜덜 떨기 시작한다)
루이사 B. 하니엘:...뭐? (괴물? 감염자일 때 들은 이야기인가?) 정신차려, 샤프론. (어깨를 흔들어보고,)
샤프론 A. 쥬빌레:내가, 나, 내가 사람들의 살을 뜯어먹으면서 살아왔는데, 그냥 그때 죽어버렸어야 했는데,
루이사 B. 하니엘:정신차려. 네가 왜 죽어. (쯧, 혀를 차고 의사를 부르러 가본다.)
몸을 웅크리고 몸을 덜덜 떨던 샤프론이 일순간 고개를 홱, 치켜올리고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쿵!! 하고 바닥에 등이 부딪히고 곧바로 샤프론의 억센 손아귀가 당신의 목을 조여옵니다.
당신을 노려보는, 붉게 충혈된 흰 눈동자에서 방울방울 흐르는건 눈물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윽, (갑작스레 느껴지는 충격에 인상을 쓰고, 제 목을 쥐는 네 손목을 붙잡는다. 찡그린 눈으로 널 바라보고,) ...샤, 프론. (손을 떼내어내려고 한다)
샤프론 A. 쥬빌레:나는, 나는… 내가, (잠시 멈칫 거리더니, 다시금 손에 힘을 주었다.) 내가 그러고 싶었던게 아닌데……내가….
때마침 방 문을 열고 보안요원들과 의료진들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보안요원이 당신에게서 샤프론을 때어내고 억제대를 채우는 사이 직원 중 한명이 당신을 방 밖으로 내보냅니다.
“괜찮으신가요? 잠시 나가 계셔야 겠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손을 떼어내자 콜록거리며 기침을 하고. 방 밖으로 내보내진다. 방금까지 졸려졌던 목을 매만지고,) 켈록, ...네.
당신은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문 밖으로 밀려납니다.
…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얼추 정리된 듯, 문을 열고 나온 레나 리센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레나 리센:...어제 말씀 드렸던 상황입니다.
진정제를 주사했으니 곧 괜찮아 지겠지만, 원칙적으로 이런 상황이 있으면 최소 24시간동안 면회가 제한됩니다.
따라서 내일은 면회가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상태가 안정되는 것을 지켜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셔야겠군요.
루이사 B. 하니엘:(발작이라던게 이건가. 매일 간다고 했는데 생각나면 삐지겠군. 목을 매만지다가,) 예, 알겠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아, 그보다 너무 과격하게 대하지는 마세요. 그래도 환자고, 치료제 공식을 써준 사람이니 그정도 대접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당신의 말을 듣던 의사는, 의료진들에게 그렇게 전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집니다.
루이사 B. 하니엘:(가야겠군.)(병원 밖으로 나간다.)
당신은 병원 밖으로 나옵니다. 5시가 되기 직전이네요.
루이사 B. 하니엘:(어차피 나왔어야 했나보네. 집으로 향한다. 아, 그러고보니 간식같은거 먹어도 되는지 안물어봤네.)
[ 11월 15일 오후 5시 20분 ]
어쩔수 없이 당신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날이 흐린 탓에 불을 켜지 않은 집 안은 어둑합니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샤프론과 대화를 나누던 것은 그저 찰나의 환상같기만 합니다.
닫힌 문의 틈새에서 새어나오던 샤프론의 울음 섞인 비명소리와 의료진들의 급박한 대화 소리….
소란스러웠던 병동과 다르게 어제와 같은 적막함이 집 안에 가득 차오릅니다.
그때 소파의 한 구석에 올려져 있는 tv의 리모콘이 보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집안을 둘러보다가, TV를 켜본다.)
tv를 틀자 최초로 치료제에 의해 인간으로 돌아온 00씨에 대한 인터뷰가 나오네요.
“.....그럼 다음 질문을 해볼게요. 선생님이 파이로젠 바이러스에서 완치하실 수 있게 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치료를 받을 때 제 아내가 매일같이 병원을 찾아왔어요. ”
“ 옛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제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계속해서 이야기해주고, 저를 지지해줬어요. “
“ 아내의 정성이 통했는지, 어느 순간부터 제가 인간이라는 확신이 들고 아내 곁으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그 때를 믿을 수 없어요, 서서히 시력이 돌아오면서 아내의 얼굴이 처음으로 다시 또렷하게 보였던 그 순간… ”
“ 제 아내가 없었으면 저는 아직도 병원에서 나오지 못 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그는 그렇게 말하며 옆에 앉는 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화면엔 잔잔한 나레이션과 함께 감성적인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인간이라는 확신이라... 잘모르겠는데. 사람마다 다른거 아닌가. 이제 기억도 난 것 같았으니 옛날 물건도 그다지 필요없을 것 같고, 애초에 남아있는게 거의 없을거고...)(TV를 바라보다가 끈다.)
샤프론의 기억이 돌아올 만한 물건은, 이 집에 있는 것은, 샤프론이 작성하던 낡은 노트 한권 뿐입니다.
Tv가 꺼지자, 다시 거실에는 적막만이 맴돕니다.
루이사 B. 하니엘:(특별히 할 것도 없고 일찍 잘까. 평소처럼 저녁먹고 씻고 책읽다가 잠이 든다.)
당신은 평소 처럼 시간을 보내다, 잠이 듭니다.
... ...
[ 11월 16일 오전 9시 ]
여느때와 다름 없는 아침입니다.
창문 사이로는 햇빛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부스스 일어난다. 오늘은 면회도 못가고... 그냥 집에서 쉬면 되려나.)
마땅한 일정도 없고, 병원을 갈 필요도 없으니 오늘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음, 동화책이나 사러갈까. 시력은 정확히 언제 돌아올지 모른댔으니 글자가 작은 것보다는 그림있는게 낫겠지.)
동화책을 파는 서점은,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걸로 기억합니다.
한 번 가보나요?
루이사 B. 하니엘:(씻고 옷챙겨입고 나간다.)
밖은 상당히 한산합니다. 그야,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 아니니까요.
막 오픈 준비를 끝마쳤는지, 서점 역시 한산해 보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들어가본다.)
서점 안에는 여러 종류의 책들이 나뉘어서 진열되어 있습니다.
어린이용 동화책은, 가게의 오른쪽 끝에 위치해 있네요.
루이사 B. 하니엘:(동화책 뭐가 있는지 살펴본다. 웬만한건 그라시아가 읽어줬던 것 같은데...)
[엄지 공주], [라푼젤], [장화신은 고양이], [눈의 여왕], [피터팬], [헨젤과 그레텔], [아기돼지 삼형제], [백설 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알라딘]
루이사 B. 하니엘:(음... 전부 다 안읽어줬었나? 대충 흘려들어서 기억이 안나네.)(일단 한권씩 담아서 계산하러 가져감)
직원은 책들의 바코드를 하나씩 삑삑- 찍은 뒤 종이 가방에 차곡차곡 넣어줍니다.
루이사 B. 하니엘:(책 든 가방 챙겨나온다.)(다음은 어디가면 되려나. 간식거리 일단 사보고 안된다고 하면 그냥 안먹이면 되지 않나.)
(마트는 어디있더라.)(두리번)
마트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으며, 서점의 바로 옆에는 새로 생긴 꽃집이며, 베이커리 가게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원하는 가게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걔가 뭘 좋아했었지. 그냥 안가리고 다 먹었던 것 같은데.)(일단 베이커리 가게들이 세워진 곳으로 가본다.)
케이크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와, 마카롱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루이사 B. 하니엘:(케이크 가게로 들어가본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갓 구운 빵의 달콤한 냄새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빵과 디저트, 조각 케이크들이 보입니다.
조촐하게 카페도 겸하고 있는지 가게 안쪽엔 테이블과 의자들도 놓여있네요.
루이사 B. 하니엘:(식빵도 떨어졌었던 것 같은데.)(식빵 고르고, 케이크도 둘러보다가 딸기 케이크 하나 고름.)
뽀송뽀송한 식빵도 고르고, 예쁜 분홍색 딸기 케이크도 골랐습니다.
물론 샤프론이라면 다 잘 먹겠지만요
직원이 다가와서, 식빵과 케이크를 알맞게 포장해줍니다.
루이사 B. 하니엘:(포장해준 것을 받고 나온다.)(음, 이거가지고 모자란거 아닌가?)
(마카롱 전문 가게로 들어가본다.)
이탈리안 마카롱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 아기자기한 가게 입니다.
종류 역시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초코맛, 딸기맛, 민트맛, 레몬맛, 커피맛...
머랭 쿠키 역시 카운터의 옆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음...)(일단 종류별로 하나씩 골라넣어봄)
(머랭쿠키도 하나 집어본다.)
차곡 차곡 쌓이는 마카롱과 머랭쿠키.
이따시만하게 골라담아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샤프론이 먹기에 적당한 정도군.)(계산한다.)
친절한 직원은 루이사가 고른 간식들을 하나씩 계산해줍니다.
서비스라고 다쿠아즈도 하나 넣어줍니다. 메데타시~
루이사 B. 하니엘:(고개 까딱이곤 챙겨서 나가본다.)
양 손 가득, 쇼핑 가방들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옵니다.
아직 시간은 점심무렵이네요.
루이사 B. 하니엘:(음, 이제 더 살 것도 없고, 집에 갈까.)(집으로 가보려다가 꽃집 한번 둘러본다.)
가게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꽃들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꽃들과 식물이 보이네요.
살짝 습한 공기에는 꽃과 식물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익숙한 냄새...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하얀장미 꽃다발을 고른다.)
꽃집의 직원은 능숙한 손길로 꽃다발을 예쁘게 포장합니다.
반짝이 가루도 퐁퐁, 뿌려줍니다.
루이사 B. 하니엘:(반짝이 가루까지는 필요없는데.)(일단 꽃다발 받고 밖으로 나선다.)
한 손에는 책, 나머지 손에는 꽃다발과 간식들을 들고 밖으로 나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음, 짐이 많아서 불편한데. 바로 집으로 가야겠다.)(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담벼락에는 크고 작은 종이들이 빼곡하게 붙여져 있습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가족을 찾고 있어요]
[위와 같이 생긴 사람을 보신 분은 연락 주세요]
글씨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대체로 행복해 보이는 사진 속 얼굴들과 절박함이 느껴지는 글씨들이 적힌 종이들은 어두운 가로등 조명 아래에서 밤바람에 쓸쓸히 팔락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자세히 한번 본다.)
가족들을 찾고 있는 포스터 입니다. 다만, 붙여놓은지는 시간이 오래 되었는지 대부분이 상당히 낡은 감이 있습니다.
그 때, 당신의 주머니에서 정적을 깨는 요란한 멜로디가 들립니다.
루이사 B. 하니엘:(?)(짐 내려놓고 주머니를 뒤져본다.)
휴대폰에 전화가 걸려온 모양입니다.
화면을 보니 샤프론이 있는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네요.
루이사 B. 하니엘:(무슨 일 있나?)(받아본다.)
“안녕하세요, 루이사님. 금일 샤프론의 상태가 다시 안정되어 내일, 어제와 같은 시간에 방문해주시면 면회가 가능 하실 것 같습니다. “
루이사 B. 하니엘:(별 일이 있어서 연락이 온건 아닌가보군.) 네, 알겠습니다. 아, 혹시 병원 밥 이외에 다른걸 먹어도 됩니까?
"다른 음식물을 섭취하여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사놓고 버릴 뻔 했는데 다행이군.) 그렇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화를 끊는다.)
...레나 리센의 말대로네요.
아무튼, 내일 5시에 100시간이 끝나게 됩니다.
루이사 B. 하니엘:(여기서 완치가 안되면 더 입원해야겠지만.)(일단 내려놨던 짐 다시 들고 집으로 간다.)
돌아온 집은, 여전히 고요합니다. 하긴, 이곳은 당신이 혼자서 지내는 공간이니까요.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뭐, 집은 언제나 조용했었지.)(짐 정리하고 대충 식빵으로 저녁 떼운다.)
짐을 한 쪽에 차곡차곡 정리해두고, 간단하게 저녁을 챙깁니다.
시간을 적당히 보내다, 쉬면 될 것 같아요.
루이사 B. 하니엘:(저녁먹고 쉬다가 씻고 잠이 든다.)
침대에 누운 당신은 금세 잠에 듭니다.
… …
…...눈을 뜬 당신은 어딘가 눈에 익은 거리에 서 있습니다.
손에 쥔 쇠파이프에선 핏방울이 떨어지고, 당신의 발 밑엔 좀비들의 시체가 즐비합니다.
이 곳은 당신이 생존하며 지나쳐 온 수많은 장소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때와 다르게 당신 곁에 샤프론은 없네요.
이것이 과거이고 꿈 속이라면 샤프론 또한 당신 곁에 있어야 하는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찰나, 또 다른 좀비 한 무리가 당신을 공격해옵니다.
루이사 B. 하니엘:(꿈이니까 진짜 있었던 일과 다를 수도 있겠지.)(쇠파이프를 휘두른다.)
반사적으로 팔을 움직이며 손에 쥔 무기를 휘두릅니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좀비들이 쓰러집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을 공격하던 마지막 좀비가 무기에 맞아 천천히 쓰러질 때 당신은 깨닫습니다.
그 좀비는 바로 샤프론 라는 것을요.
땅에 쓰러진 좀비, 아니 샤프론일까요, 그는 당신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희미한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샤프론.
(하필 꿔도 이딴 꿈을...)(들려오는 목소리에 몸을 숙인다.)
샤프론 A. 쥬빌레:... 루루, 루루.
.... ....
....
번쩍, 하고 꿈에서 깨어나면 방 안은 아직 어둡습니다.
… … 지금 시간은 오전 5시 30분,
어쩐지 찜찜한 꿈을 꿔버렸으니, 아무래도 다시 잠들긴 그른 것 같습니다.
루이사 B. 하니엘:(눈을 뜨곤 방안을 살피다가 몸을 일으킨다. 왜 꿔도 이런 꿈을... 그냥 책이나 읽다가 면회시간에 나가야겠다.)
도시의 건물들 너머로 마치 그때처럼 서서히 동이 터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에겐 또다시 100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당신을 내게서 떠나보낼 100시간이 아닌,
당신이 내게 되돌아올 100시간.
이제 남은 시간은 12시간입니다.
루이사 B. 하니엘:(어제 샀던 짐들을 들고 병원으로 가본다.)
[ 11월 17일 오전 8시 30분 ]
병원 앞으로 향하던 당신은 병원 앞 횡단보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피켓과 판넬, 확성기 같은 것을 들고 있네요.
루이사 B. 하니엘:(...? 피켓과 판넬을 살펴본다.)
당신의 옆으로 지나간 사람들은 병원 앞에 모여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일제히 구호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좀비는 사람이 아니다! 괴물이다!”
“괴물은 사람이 될 수 없다!”
루이사 B. 하니엘:... (저것들이 지금 뭐라는거지.)
그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거대하게 꿈틀대는 악의가 형상화 된 것 같습니다.
치료제가 개발되고, 좀비로 변한 사람들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그렇게만 된다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닐지도 몰라요.
샤프론이 설령 인간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그가 이전처럼 인간으로 인정받을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좀비였던 샤프론은 스스로를 인간으로 생각할까요.
루이사 B. 하니엘:(그건 일단 샤프론을 만나고 난 뒤에 생각할 문제다.)(병원안으로 들어간다.)
병원 안으로 들어서자, 이전에 보았던 직원이 당신을 7층 병실로 안내해줍니다.
루이사 B. 하니엘:(안내해주는대로 따라들어간다.)
병실의 문을 열면 그제처럼 방안의 침대에 웅크리고 있는 샤프론이 보입니다.
병실 안의 tv에선 아까 그 시위 장면이 뉴스로 보도되고 있네요.
[ —감염자들을 위한 치료시설 중 하나인 아리마테아 병원 앞에서 오늘 아침 시위가 열렸습니다. ]
[ 이들은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 입법안 중 4단계의 환자들이 제한적으로나마 시설 밖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신설 조항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 현재 시위대는 해산되었지만 이 조항에 반대하는 자들이 많은 탓에 연합정부는 다른 시위가 열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루이사 B. 하니엘:(TV를 바라보다가 너에게 시선을 돌리고,) 샤프론, 나 왔어.
샤프론 A. 쥬빌레:(꾸물꾸물 이불을 뒤집어쓴다.)
루이사 B. 하니엘:...샤프론? (짐 내려두고) 뭐야, 왜그래. 저 시위때문에 그래?
샤프론 A. 쥬빌레:(그제서야 이불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민다.)(눈 데굴데굴,)
루이사 B. 하니엘:일단 나와봐. (꽃다발을 가까이 보여주며) 네가 좋아하는거 몇개 사왔어.
샤프론 A. 쥬빌레:앗, (꽃다발을 보자마자 이불을 스르륵 내린다.) 나 주려고 가져왔어요?
루이사 B. 하니엘:(이불 내려지는거 바라봤다가,) 응. 너 하얀장미 좋아한댔잖아. 생각나서 사왔어.
샤프론 A. 쥬빌레:(표정이 살짝 밝아진 채로 꽃다발을 빤히 바라본다.) 맞아요, 이거 내가 좋아하는 꽃이에요. (다시 Tv를 힐끗 거리다, 고개를 살짝 돌렸다.)
루이사 B. 하니엘:(네가 힐끗거리는걸 보곤 TV로 다가가 전원을 끄고 돌아온다.) 다른 것도 사왔어. 케이크랑, 머랭쿠키랑, 마카롱. (사온거 주루룩 보여주며,)
샤프론 A. 쥬빌레:(귀 쫑긋,)(소리를 듣고 침대에 얌전히 앉는다.)
이거, 내가 다 먹어도 되나요? (살짝 신났다) 그런데 어제는 왜 안 왔어요? 나 엄청나게 기다렸는데.
루이사 B. 하니엘:응, 너 먹으라고 사온거니까. (그러다 네 물음에 아, 하고는) 오려고 했는데 여기서 못 오게 막더라고. 어제는 별일 없었나? 여기서 또 괴롭혔다던가.
샤프론 A. 쥬빌레:(마카롱 먼저 냠냠 먹는다) 어제? ... 음. 잘 모르겠답니다.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니까 이게 하나 더 생겼어요. (볼에 붙은 반창고를 툭툭 건드려본다.)
루이사 B. 하니엘:(음, 기억 안날만하긴 했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네가 톡톡 건드는 손짓에 볼을 살펴보고,) 어쩌다 생겼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나?
샤프론 A. 쥬빌레:모르겠어요, 그냥 자고 일어나니까 이런 게 생겼... ... (눈을 깜빡이다, 문뜩 네 목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다시 이불을 푹 뒤집어쓴다)
루이사 B. 하니엘:(갑자기 이불을 뒤집어 쓰는 너를 보고, 눈을 깜빡인다.) 왜? 이번에는 또 뭔데? (널 흔들어보며,)
샤프론 A. 쥬빌레:그.. 그러니까... 내가... 그... ... ... 목은 안 아팠어요? 미안해, 진짜 나도 모르게 그런.. 거라서...
루이사 B. 하니엘:(그제서야 아, 하곤 목을 매만지고) 응, 괜찮아. 네가 일부러 그런거 아닌 것도 알고 있고. 그러니까 나와.
샤프론 A. 쥬빌레:... (다시 이불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여전히 걱정 되는지 조금씩 울먹거리면서 눈치만 힐끗힐끗 본다)
루이사 B. 하니엘:(자신의 눈치를 보는 너에 하, 하고 작게 한숨을 쉰다.) 괜찮다니까. 나와. 나와서 먹던거나 마저 먹어.
샤프론 A. 쥬빌레:... (꼬물꼬물 나와서 다시 마카롱을 냠냠 먹는다)(야무지게 케이크도 먹는 중.)
루이사 B. 하니엘:(먹는거 바라보다가,) 아, 음료수를 안사왔네. 물이라도 가져올까.
샤프론 A. 쥬빌레:(고개 도리도리,)(냠냠 먹다가 케이크 잘라서 내밀어준다.)
루이사 B. 하니엘:(케이크 내미는거 받고,) 나 안먹어도 괜찮은데.
샤프론 A. 쥬빌레:아냐, 먹어야 해요. (다시 오물오물 먹으면서 꽃다발을 품에 꼭 안았다.)(케이크 냠냠,)
루이사 B. 하니엘:(눈 깜빡이다가 받은 케이크 냠냠 먹고,) 아, 곧 있으면 너 다 나을 수 있을걸. 의사들이 그런 얘기 해주지 않았나?
샤프론 A. 쥬빌레:그래? ... ... 다 나으면 나갈 수 있는 거 맞죠? 물론 그런 말을 해주기는 했어요. (쿠키도 오물오물,)
루이사 B. 하니엘:응, 완치가 된다면 나갈 수 있겠지. 시력도 돌아올거랬고. 지금은 어느정도로 안보여? (케이크 냠냠)
샤프론 A. 쥬빌레:... 그런데, 만약에 다 나았는데도 내가 밖으로 나가도 괜찮아요...? 아까 병원 앞에서 소리도 많이 났고. (살짝 기 죽었다.) ... 조금...? 일단 어느 정도냐면, 루루 눈 색깔이 어떤지 모르겠어요.
루이사 B. 하니엘:네가 다 나아서 나가겠다는데 다른 사람이 무슨 상관이라고. 그런 놈들은 그냥 무시해.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눈색이 안보이는 정도면 그래도 전보다 나아지긴 했나보네. 그럼 얼굴은 보이나?
샤프론 A. 쥬빌레:하지만, 저 사람들이 그랬어요. 괴물은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했잖아요. (다시 오물오물 먹다가,) 어느 정도는 보인답니다. 적어도 네가 예쁘게 생겼다는 것은 알겠어요.
루이사 B. 하니엘:그건 그 사람들이 그러는거고. 네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거지. 어찌됐든 네 삶이잖아. 저 사람들이 뭐가 중요해. (덤덤하게 이야기하곤) 너 말고 그런 얘기하는 사람 없을걸.
샤프론 A. 쥬빌레:난 인간이에요? 사실 잘 모르겠답니다. (Tv를 힐끗힐끗 보다가, 손을 뻗어서 네 뺨을 덥석 잡았다.) 아냐, 아냐. 넌 예쁘게 생겼어요. 거기다 자세히 보면 더 예쁘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응, 인간이야. 왜 확신을 못하겠는데? (그러다가 네가 제 뺨을 잡자 눈을 깜빡거리고,) ...그러냐. 뭐,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별말 안하겠지만...
샤프론 A. 쥬빌레:내가 예전에 좀비일 때, 뭘 먹고 살았겠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짓 안 해요. (아무리봐도 예쁜데. 한참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손을 거둔다.) 나 말고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 많을 거예요.
루이사 B. 하니엘:그건 감염자일 때고. 완치되면 아니잖아. 지금 네가 케이크먹고 나랑 대화하고, 그건 사람다운 행동 아닌가? (뭐지? 의아한 얼굴로 눈을 맞추다가 네가 놔주자 볼을 살짝 문지르고,) 글쎄, 없을걸. 너한테 말고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니까.
샤프론 A. 쥬빌레:... 그래도... ...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쩌죠? 다 싫어하면 어쩌지? 역시 그냥 병원에서 계속 지낼까? (조금 걱정이 되는지 꽃다발만 만지작 거렸다.) 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수줍음이 많거나, 과묵해서 그래요.
루이사 B. 하니엘:싫어하라고 냅둬. 걔네들이 무슨 상관이야. 너한테 중요한 사람들도 아니잖아. (꽃다발을 내려다보다가,) 글쎄, 그거보다 그냥 네가 특이한 취향인 쪽이 더 가능성이 높지 않으려나.
샤프론 A. 쥬빌레:(살짝 우울한 표정)(꽃다발을 옆에 얌전히 내려둔다.) 하긴, 내가 눈이 높긴 하죠. 원래 금발이 아니면 예쁘다는 말도 잘 안 하는데.
루이사 B. 하니엘:(우울해진 너를 바라보고,) 그렇게 신경쓰여? 그렇다고 평생 여기 갇혀지낼 수는 없잖아. (네 말에 고개를 기울이고,) ? 그런 의미로 이야기한게 아니었는데.
샤프론 A. 쥬빌레:그거야, 그렇죠. 여긴 답답하니까요. 나도 산책도 가고 싶고, 여행도 가고싶답니다. (따라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냐? 일단 너 금발로 염색해볼 생각은 없나요?
루이사 B. 하니엘:그래. 네가 좋아하는거만 생각해. 네가 좋아하는걸 저 상관도 없는 사람때문에 못하게되는건 싫잖아. (이어진 말에 의아한 눈으로,) ? 그다지 없는데. 염색은 관심없어서. 갑자기 그건 왜?
샤프론 A. 쥬빌레:그럼 네가 신경쓰이게 하는 사람들 혼내주세요. 그러면 나가도 괜찮을 것 같아. (눈 깜빡) 난 금발이 좋거든요. 금발, 예쁘잖아.
루이사 B. 하니엘:음, 그래. 그정도야. (고개를 끄덕이고) 취향이 한결같네. 그럼 네가 금발로 염색하면 되지 않나?
샤프론 A. 쥬빌레:(조금 고민하다가,) 내가 금발이 되는 것은 싫어요. 남이 하는 것이 좋답니다. 어렸을 때 부터 그랬어.
루이사 B. 하니엘:특이하네. (음..) 근데 일단 난 염색할 생각이 없어서. 그런거 귀찮고.
샤프론 A. 쥬빌레:그럼 아쉽네요. (살짝 김빠진다)(다시 마카롱도 냠냠 먹고,) 그런데 내가 금발 좋아하는 이유 알아요?
루이사 B. 하니엘:(눈을 굴리고,) 음, 아니. 그건 모르는 것 같네. 그냥 예뻐서, 아냐?
샤프론 A. 쥬빌레:아냐, 일단 금발을 가진 사람들은 전세계에 엄청 많잖아요. 그 사람들 중에서, 나를 조건 없이 예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어릴 때 부터 좋아했던 거랍니다. 부질없죠. (케이크 냠,)
루이사 B. 하니엘:...? 그런 이유로 좋아한거야? (눈 깜빡,) 뭐... 조건없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흔치 않은건 맞지만, 남이 날 좋아하든 말든 그게 중요한건가.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고,) 그러면 넌 널 좋아해주기만하면 상대가 어떻든 좋은거야?
샤프론 A. 쥬빌레: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좋거든요.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잖아. (케이크 오물오물) 적어도 호감을 느낄 수 있긴 하겠죠?
루이사 B. 하니엘:별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어서. 그만큼 받아본 적도 애초에 없지만. 그런데 사랑받는다는게 멋지다는 의미가 되나? 보통 멋지다라는 의미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다거나, 그런거 아닌가. (흠...) 그래? 난 별로 이해는 안되네.
샤프론 A. 쥬빌레:...? 에, 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어요? (의외다.) 그리고 멋있고 예쁜 사람이 사랑 받는 것은 당연하답니다. 괜히 한 번씩 더 쳐다보게 되잖아요. (마카롱도 야무지게 먹는 중.) 그럴 수도 있죠, 내 생각이니까요.
루이사 B. 하니엘:그야, 객관적인 기준으로 내가 그렇게 호감인 사람은 아니잖아. 그런 일이 생길리가 없지. (고개를 한번 더 기울였다.) 뭐, 외형적으로나 능력으로나 조금 뛰어나다면 호감을 살 확률이 높은건 맞지만, 그 호감이 무조건적으로 호의적이라고는 할 수 없고, 무조건 호감을 산다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리고 반대로 사랑을 많이 받는다고 멋진 사람이다, 라고는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잠시 음, 하며 턱을 괴다가) 역시 난 잘 모르겠네.
샤프론 A. 쥬빌레:아, 내가 특이한 취향은 맞나봐요. 일단 넌 얼굴만 보면 성격이 나빠 보이게 생긴 것은 맞으니까요. ... ... 잠시만, 그럼 내가 너한테 잘 대해줬던 것은 뭘로 생각했길래? (여기서 더 잘해주는 것은 내가 힘든데..)(혼자서 표정이 잠시금 심각해졌다.) 내 기준이에요, 내 기준. 거기다 내 직업이 가수라면서요? 그것도 다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이잖아요. (입을 오물오물 거리다가,) 알았어, 그럼 정정할게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하자.
루이사 B. 하니엘:응, 그런 말 많이 들었어. (네 말에 눈을 한번 굴리고,) 글쎄, 그건 좀 이해가 안되기는 했었지. 나한테 뭔가 원하는게 있다기엔 난 너한테 그만큼 줄만한 것도 없었고. (지금도 그렇게 이해되는건 아냐, 덧붙이며) 흐음, 그래. 그거면 어느정도 이해는 되네. 네 직업은 어쨌든 사람들의 호감을 받아야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이니까. 옛날에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던거고?
샤프론 A. 쥬빌레:아냐, 넌 나한테 예쁨 받고 있어요.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알면 그만이랍니다, 네가 알 수 있게 내가 더 잘 할게. 그리고 내가 먼저 이것 저것 호의를 표시해놓고, 그에 마땅한 대가를 요구 하는 것도 조금은 우습잖아요. (꽃다발을 만지작 거리다, 한 송이를 뽑아들어서 네 귀 옆에 꽂아준다. 아직은 시야가 흐릿한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렇죠, 옛날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지금은 잘 모르겠답니다.
루이사 B. 하니엘:그건 알아, 어느정도. 왜인지까지는 이해 못하겠지만. 더 잘 할 필요없어. 난 이제 됐으니 그보다 너 먼저 챙겨. (한숨을 쉬며,) 그럴 수도 있지. 난 대가없는 호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너는 좀 다른가, 정도의 생각이 있을 뿐.)(제 귀에 꽃을 꽂아주자 이건 왜 한거냐는 듯, 고개를 기울여 널 바라본다.) 그래? 지금은 어떤데, 기억나?
샤프론 A. 쥬빌레:싫어요, 내가 너를 사랑 받는 귀염둥이로 만들생각이거든요. 넌 좋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내가 나를 먼저 챙기지 않으면, 네가 나를 적당히 챙겨주면 되잖아요. (조금은 뻔뻔하게 요구해본다)(음, 예쁘다.) 난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지금도 여전해요. 하지만 몇 명에게만 예쁨 받아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한답니다.
루이사 B. 하니엘:(사랑받는 귀염둥이?) ...그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네 기준이 특이하네. (그리고 이어진 말에 고개를 절레 흔들고,) 내가 언제나 너를 챙겨줄 수는 없잖아. 그리고 내가 안챙겨주면 어쩌려고? (안예뻐)(빼 봄) 음, 예전보다 사랑받고 싶은 수가 줄었으니 욕심이 적어진 것 아닌가. 아니면 그 몇명에게 많은걸 바라고 있는건가?
샤프론 A. 쥬빌레:난 그냥 기준이 특이한 사람 할래요. (반응이 그렇게 놀랍지도 않은지, 다시 침대에 폭 누웠다.) 안챙겨주면 계속 이렇게 지내는 거지. 난 상관없어요. (앗, 빼버렸다.)(샤무룩.) 욕심이 적어진 것 아닌가? 내가 그정도의 양심은 있답니다. 거기다 내가 바라는 것을 충당하려면 그 몇 명이 상당히 고생을 할 거예요.
루이사 B. 하니엘:음, 그래라. (침대에 눕는걸 보고 먹은거 정리하고,) 그래도 괜찮다고? 너는 남에게 다 퍼주고 네건 하나도 안남아도? (눈 깜빡..) 그런가. 하긴 어릴 때랑 다르겠지. 그래서 지금은 그 욕심 채워지고 있어?
샤프론 A. 쥬빌레:그러니까아, 가여운 샤프론을 적당히 챙겨줘요. 난 가끔씩 관심만 가져줘도 그걸로 좋답니다. (눈 깜빡깜빡...)(피곤해.) 적당히, 적당히 채우고 있어요.
루이사 B. 하니엘:(욕심이 적은건지, 아니면 너무 남을 위해 사는건지. 작게 한숨을 쉬고) 그보다 피곤한가? (네가 눈을 깜빡이는걸 보고,) 그럼 난 이만 갈까.
샤프론 A. 쥬빌레:대답. (다시 눈을 몇 번 깜빡이다, 네 손을 잡았다.) 아냐, 안 피곤해. 그러니까 여기 있어요. 네가 가면 심심하단 말이에요. 네가 언제 올지 몰라서, 기다린다고 잠 안 자서 그래.
루이사 B. 하니엘:...알았어. (하는 수 없다는 듯 대답하고는 잡힌 손을 내려다본다.) 근데 어차피 면회시간 끝나면 난 돌아가야하고... 그런데 잠을 안잤다니, 의사들한테 나 언제오는지 같은거 안물어봤어?
샤프론 A. 쥬빌레:(손등으로 눈을 몇 번 부비더니, 고개를 살짝 저었다.) 물어봤는데, 대답을 확실하게 해주지 않아서 그냥 계속 기다렸어요.
(시계를 힐끗 본다)
루이사 B. 하니엘:면회시간은 알고 있었을텐데. (귀찮다고 제대로 안알려준건가. 제대로 하라고 했는데. 쯧,하고 혀를 차고,) 그래도 잠은 자지 그랬어. (시계를 따라 바라본다)
어느새 시계를 보니 남은 시간은 1시간 남짓입니다.
샤프론 A. 쥬빌레:지금 몇 시야?
루이사 B. 하니엘:음...네시 쯤 되어가나. 1시간 정도 남았네.
샤프론 A. 쥬빌레:(눈 깜빡,) 1시간? 1시간이네.
나,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1시간 후에, 내가 여기에 남을지, 하니면 너랑 같이 나갈 수 있을지 결정되는 것 말이에요.
그런데 내가 여기서 나가게 되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
(네 얼굴을 빤히 본다.) 아니, 그전에 나는 인간이 맞나요? 넌 어떻게 생각해?
루이사 B. 하니엘:(네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글쎄, 솔직히 그건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없지. 네가 행복할지, 안할지는 난 알 수 없으니까. 뭐... 내 생각은 여기에 그냥 있는 것보단 나가는게 더 좋다는 쪽이지만. 일단 나가면 할 것도 많을거고. 너 여기 답답하다며. (너랑 눈을 맞추고,) 응, 난 인간이라고 생각해. 네가 애초에 그걸 왜 고민하는지 모르겠는데.
샤프론 A. 쥬빌레:그럼, 여기서 나가도 나랑 계속 같이 놀아줄 건가요? 나 보고 괴물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혼내줄 수 있고? 바다 여행도 가줄 수 있나요? (이불을 살짝 끌어당겼다.) 그냥, 걱정되잖아.
루이사 B. 하니엘:응, 해줄게. 네가 마음에 안든다면 너한테 끌고와서 사과도 시켜줄거고. 바다여행도 가자. (덤덤한 어조로,) 걱정할 필요없어. 네가 인간이라는데 아니라고 판단할 권리가 누구한테 있지.
샤프론 A. 쥬빌레:약속이야, 꼭 해줘야 해요. 알았지? (눈 깜빡) 없죠, 판단은 내가 하면 그만이래요. (잠시 숙여보라는 듯이 손짓한다.)
루이사 B. 하니엘:알았어, 해줄게. (네가 손짓하는걸 보고는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몸을 숙여주고,) 왜?
샤프론 A. 쥬빌레:그걸로 됐어요. ... 그리고 이제 보여요, 네 눈색. (네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가 떼곤, 장난스레 눈꼬리를 휘었다.) 의사선생님 불러주세요. 나, 이제 집에 가고 싶어요.
루이사 B. 하니엘:(아, 시력이 완전히 돌아온건가. 생각하던 중, 제 볼에 느껴진 감촉에 눈을 깜빡인다. 그리고 너를 바라보고,) 갑자기 이건 왜... (그러다 네 웃음에 그냥 장난삼아 한건가, 생각하고 몸을 일으킨다.) 그래, 알았어. 집에 가자. (의사를 부른다.)
삑, 삑, 삑—….
그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자 책상의 전자 시계에서 100시간의 종료를 고하는 알람이 울립니다.
겉보기에 샤프론은 아무런 변화가 일어 난 것 같지 않아 보여요.
얼마 후 병실로 레나 리센이 들어와 당신에게 말합니다.
레나 리센:시간이 됐군요. 몇가지 검사를 할 테니 잠깐 나가 계시겠습니까?
루이사 B. 하니엘:네.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간다.)
그렇게 병실의 문은 다시 닫힙니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문 앞에 샤프론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습니다.
샤프론 A. 쥬빌레:나, 이제 집에가도 괜찮아요.
루이사 B. 하니엘:..그래. 집에 가자.
샤프론 A. 쥬빌레:(네 손을 잡고는, 옆에 붙어서는 잔뜩 칭얼거린다.) 집에 갈래요. 같이 가자.
루이사 B. 하니엘:(너를 한번 보고) 응, 그래. 같이 가자.
몇가지 퇴원 절차를 밟은 후 당신과 샤프론은 손을 잡고 병원 밖을 나옵니다.
밤의 장막이 서서히 드리우며 어둡게 그림자가 진 도시의 건물들 너머로 해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3년 6개월 하고도 100시간.
집으로 가면 같이 저녁을 먹고, 언젠가 약속한 바다를 보러갈까요.
예전같은 삶을 살아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괜찮을 것만 같아요.
이만 돌아갈까요, 오늘 밤은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ND 1. 네가 내게 되돌아온 100시간
루이사, 샤프론 생환
*
루루 언제와요 (GM):
~~~~
집에 가자:수고하셧씁니다1!!!!
와아아아
우리애 살았어1!!
루루 언제와요 (GM):아 넘 수고만으셧어요!!!!!!!!!!!!!!!!!!!!!!
살앗어!!!!!!!!!!!!!
저 놑북꺼야해서
카톡으로가겟습니다
집에 가자:넵넵!!!
루루 언제와요 (GM):
집에 가자:뿅!

세션 후기

루이사가 생각보다 샤피한테 무르다는걸 알았고... 사실 이때부터 좋아했던거 아닐까 싶다.